머리말
DAC는 Digital to Analog Converter의 줄임말로 디지털 신호를 아날로그 신호로 바꿔주는 역할을 하는 장치입니다.
디지털 신호를 아날로그 신호로 바꿔주는 이유는 간단한데
스피커(이어폰, 헤드폰)가 아날로그 신호를 이용하여 작동하며 우리의 귀도 아날로그 신호만을 들을 수 있기 때문이죠.
그래서 어떻게 보면 DAC는 음향에 있어 심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음향이라는 것이 어떻게 보면 사람이 들을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죠.
그 점에서 DAC는 우리가 듣지 못하는 소리(디지털)을 들을 수 있는 소리(아날로그)로 바꾸어주는 첫 단추이니까요.
그런 DAC를 크게 두 가지로 구분한다면 거치해두고 사용하는 거치형과 간편하게 들고 다닐 수 있는 포터블로 나눌 수 있겠는데요.
오늘은 거치형 DAC 중 가성비로 인기를 끌고 있었고 여전히 인기를 누리고 있는 토핑 사의 E30을 리뷰해 보겠습니다.
TOPPING
토핑은 광저우에 본사를 두고 있는 음향기기 회사로 DAC, 헤드폰 앰프, 프리앰프, 파워앰프를 주로 제작하는데요.
창설 연도, 목적, 사장님을 모두 (인터넷으로) 찾아봤지만 이 회사를 제일 잘 소개할 수 있는 멘트는 이것인 것 같습니다.
최고의 가성비, 거짓말을 하지 않는 스펙, 깔끔하고 심플한 디자인.
솔~직하게 DAC나 앰프에게 있어서 중요한 건 무엇보다 스펙이잖아요? 토핑은 심플한 디자인을 내세워 디자인으로 나가는 추가적인 비용을 최소화하고 부품이나 튜닝에 투자하여 최고의 가성비를 뽑아내는 것이 인기의 비결이 아닐까 싶습니다.
외관
E30의 외관은 아주 심플합니다.
어느 한 곳 튀어나옴 없이 평평한 직사각형의 메탈 케이스로 이루어져 있고
앞면은 전원 버튼 하나와 현재 재생 샘플레이트와 코덱을 알려주는 디스플레이가 전부입니다.
뒷면 또한 마찬가지로 왼쪽부터 R, L ch 출력 단자
입력 단자로는 COAX 동축 단자, 옵티컬 단자, USB B 단자
그리고 마지막으로 전원 단자가 다입니다.
스펙
DAC에 있어 가장 중요한 스펙입니다.
일단 이 스펙을 말씀드리기 전에 제가 생각하는 DAC의 올바른 방향에 대해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개인적으로 DAC는 맛깔나게 소리를 바꾸어 들려준다기보다는 원래의 소리를 열화 없이 똑바로 들려주는 것이 진짜 DAC의 가치라고 생각하고 더욱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때에 따라 저역을 더 추가해 준다거나 중고역을 강조하는 등의 소리 성향의 변화를 원할 수도 있지만 그것보다는 우선적으로 디지털로 되어있는 소리를 얼마나 똑바로, 제대로 아날로그로 바꿔주느냐가 중요하다는 말입니다.
그런 점에서 토핑의 E30은 아주 훌륭한 제품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우선 DAC에 대해 판단할 때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부분은
1. SNR
2. THD+N
3. Crosstalk
이 셋으로 볼 수 있겠으며 E30의 스펙과 관련하여 설명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다음은 E30의 스펙을 정리해놓은 표입니다.
우선 아웃풋 볼티지(전압)는 신호를 출력하는 세기입니다. 사실상 E30 같은 DAC는 부가적인 앰프를 붙여 사용하기 때문에 큰 상관은 없다만 추후 설명하는 SNR 처럼 신호 세기가 강해야 노이즈 비율이 줄어들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출력은 필요합니다.
보통 아웃풋은 Vrms로 나타내는데 rms는 실효 출력(혹은 정격 출력)으로 항상 균일하게 증폭되는 출력을 뜻합니다.
이어폰, 헤드폰 애호가 특히 포터블 마니아 분들은 DAP를 찾아보며 어쩔 수 없이(?) 알게 되시겠지만 2Vrms는 굉장히 적당하거나 넘쳐나는 출력입니다.
두 번째로 THD+N은 위 사진과 함께 설명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앰프의 시스템상 하나의 소리를 출력할 시 (보통 1kHz를 기준으로 잡음) 위 주파수 특성처럼 다른 소리, 또는 하모닉이 발생합니다.
THD+N은 이 하모닉, 노이즈를 원래 소리 (1kHz)와 비교하여 나타내는 정도라고 보시면 됩니다.
E30의 표기 스펙 기준 THD+N가 0.0003% 미만, 자사 측정 기준 0.000186% 가량으로 매우 준수한 수치를 보여줍니다.
와이파이, 블루투스 등의 방해요소를 모두 제거하여 포터블 라인에서 아주 훌륭한 음향 스펙을 자랑하는 코원 사의 플레그쉽 DAP (P2)의 THD+N이 0.0005%이고 가격이 정가 150만 원(현재 70) 그리고 지금 리뷰하는 거치형 E30의 가격이 20만 원 정도 하는 것을 보면 거치형과 포터블의 물리적인 차이로 인한 스펙 차이가 느껴지실 겁니다.
포터블 DAP는 디스플레이, 배터리 등 제한된 공간 때문에 많거나 더욱 고가의 부품을 집어넣기 어렵기 때문이죠.
다음은 크로스토크입니다.
크로스토크는 L, R 채널의 간섭을 뜻합니다.
앰프나 DAC에선 L 즉 왼쪽 채널에만 신호를 보내도 신기하게 R 채널에서도 소리가 미세하게 발생합니다.
이것이 양 채널 간의 간섭이 발생하기 때문인데 이를 나타낸 정도가 크로스토크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크로스토크는 -값이 높을수록 양 채널의 간섭이 적다는 것입니다.
E30의 크로스토크는 -130dB로 아주 좋은 스펙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이번 E30에서 계속 좋다, 준수하다는 표현을 하게 되는데 실제로 DAP나 타 DAC의 측정치와 비교를 하면 아실 겁니다.
그냥 가성비 제품... E30이 그렇습니다.
이젠 SNR에 대해 알아보도록 합시다.
아마 DAC, DAP를 찾아보시면서 이 SNR 이란 단어를 많이 접하게 되실 건데요.
SNR은 Signal to Noise Ratio의 줄임말로 신호 대 잡음비라고 부릅니다.
음향적 신호는 무조건 노이즈, 불필요한 잡음이 발생하게 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DAC나 AMP 등의 음향기기는 노이즈와의 싸움을 하는 중이라고 할 수 있겠는데요.
SNR은 말대로 신호와 잡음의 비율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토핑 E30의 경우 121dB의 SNR로 가격에 비해 아주 훌륭한 SNR 값을 지니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보통 SNR이 110dB 이상으로 나오기 쉽지 않기 때문이죠.
다만 비율이 그렇듯 잡음이 크다면 SNR 스펙이 좋지 않을 것이고 신호의 세기가 클수록 잡음(노이즈)의 비율이 감소하여 SNR 스펙이 좋아집니다.
즉 노이즈 신호가 커도 신호의 세기를 대폭 늘린다면 SNR 값이 아주 좋아지겠죠?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SNR보다 노이즈의 값으로 판단하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 E30의 노이즈는 2uVrms 미만이라고 표기를 해두었는데요.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SNR은 신호의 세기로 어느 정도 좋게 보일 수 있어 대부분의 음향기기 회사들은 SNR은 표기를 하되 노이즈 값을 표기하진 않습니다만 토핑은 E30의 스펙에 자신이 있기 때문에 노이즈 값을 표기해둔 것 같습니다.
음... 포터블 유저분들에게 체감이 될만한 것이라면 큐델릭스의 노이즈가 1.9uVrms 정도입니다.
큐델릭스는 평소 포터블 마니아들에게서 노이즈에 대해서 아주 극찬 받는 제품이기도 합니다.
포터블 마니아들에게 인정을 받는다는 것은 어쩌면 큰 의미가 있는 것이 다중 BA 등 고감도 이어폰을 사용해도 노이즈에 대해 좋은 평가를 받았다는 뜻이기도 하니까요.
마지막으로 다이나믹레인지입니다.
다이나믹레인지는 제일 작은 소리와 제일 큰 소리의 차이입니다. 전자는 자연음에 대한 다이나믹을 설명할 때 많이 쓰이고 음향기기적으로 더 들어간다면 노이즈 플로어 즉 기본적인 노이즈 값으로부터 최대 소리의 차이를 말합니다.
E30은 119dB의 다이나믹 레인지를 갖고 있습니다.
뭐 재생 기기에 따라서 어떻게 값이 달라질지는 모르겠지만 일반적인 CD의 다이나믹 레인지가 이론상 96dB 임을 감안하고 110dB 이상의 다이나믹 레인지를 가질 때 그 기기가 음향적으로 훌륭하다고 평가합니다.
*SNR과 다이나믹 레인지는 사실상 같은 개념입니다. 다만 SNR과 다이나믹 레인지의 측정 기준이 달라 SNR이 다이나믹 레인지 기준 ~20dB 가량 차이가 납니다. (SNR은 0을 기준으로 측정, 다이나믹 레인지는 -10~-20 정도의 헤드룸을 두고 측정)
마무리
사실 이번 E30에 대한 글은 처음으로 진행하는 DAC에 대한 리뷰이고 DAC + AMP 구조가 아닌 부가적인 앰프를 장착해야 하는 기기라 소리에 대한 평가보다는 스펙적인 리뷰를 진행하게 된 것 같은데요.
일반적인 오디오 마니아라면 아마 저런 측정치보다는 어느 DAC가 들어가는지, 어떤 코덱을 지원하는지에 대해 더욱 궁금해하셨을 것 같습니다.
저 또한 그렇게 생각했고요. 하지만 이번 리뷰를 진행하기 위해 위에 존재한 음향적인 스펙에 대해 평소보다 나름 깊은 공부를 해본 뒤로는
무조건 최신 칩셋, 듀얼 DAC를 탑재했다는 문구만을 보며 제품을 판단하기에는 많은 무리가 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지금 리뷰하는 토핑 사의 E30.
USB 입력으로 PCM 32bit/768kHz까지 지원하며 DSD(네이티브) 512와 DSD(DoP) 256을 지원하고
고가의 DAC에도 들어가는 CS8416 디지털 오디오 수신기와 XMOS XU208를 탑재하고 있지만
AK449"3"이라는 지금은 구형 취급을 받는 칩셋을 탑재하였기에 무시받는 경향이 있다고 봅니다.
일종의 칩셋 마케팅, 혹은 칩셋 데이터를 차마 찾아보지 않고 살아왔기 때문이기도 하겠죠.
위에서 언급했듯 토핑 E30의 스펙은 사실 AK4493에 대한 스펙에서 더 좋아진 것은 없습니다.
하지만 그렇다는 점이 굉장하게 다가옵니다.
지금 AK4499, AK4497이나 타사 고가 칩셋을 달고 출시하는 DAP나 DAC 중에 그 칩셋의 스펙을 모두 반영할 수 있는 기기는 극히 드물다는 것을 알아 두셔야 합니다.
실제로 칩셋이 화려한 꼬다리 DAC, DAP를 측정하면 이게 맞나..? 싶을 정도의 측정치가 찍히는 제품이 많습니다.
낮은 볼륨에서는 아주 좋은 소리를 들려주다가 50% 이상의 볼륨이나 하이게인으로 올렸을 시에 클리핑이 발생하여 FFT 그래프에 줄이 쭉쭉 그어진 제품들이 허다하고 제품을 설계하다가 문제가 생긴 것인지 노이즈 레벨이 높아 고감도 이어폰으로 청음 시 노이즈가 확연하게 들리는 제품 등...
E30 제품을 리뷰하다가 이야기가 계속 다른 방향을 향하는 것 같습니다만
정말로 리스너 분들에게 충고 드리고 싶은 것이 있다면 칩셋 이름이 다가 아니라는 겁니다.
개인적으로 예전부터 음질을 생각하면 거치형을 가라는 커뮤니티의 글을 보고서도 단순히 귀찮다는 이유로 포터블 DAP를 이용하고 있었는데요.
이번 E30을 청음 하면서 확실히 거치형과 포터블의 가성비 차이가 굉장히 크다는 것을 몸소 체감했습니다.
만약 저처럼 외부에선 블루투스로 음악 감상을 하고 집에서 유선으로 노래를 들으시는 분이 계신다면 가격적인 측면에서나 스펙적으로나 저렴한 거치형 DAC 하나 들여보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물론 그 DAC로는 토핑을 추천드리고 싶고요. 이 가격대에서 이 정도 스펙을 가진 DAC는 매우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THD+N 0.0003 미만
2uVrms 미만의 노이즈 플로어
-130dB의 크로스토크
121dB의 SNR (다이나믹 기준 119dB. 만약 SNR이 119dB라고 해도 굉장한 수치입니다.)
거치형으로 같은 10만 원 중반에 이 정도 스펙을 가진 제품 매우 희귀하고요.
DAP로 간다면 60? 아니 70 그 이상은 지불해야 하는 스펙입니다.
만약 집에서 음악 감상을 즐기는 비중이 어느정도 된다면 진지하게 거치형을 고려해 보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이 리뷰는 토핑 공식 수입사 지노프로의 대여로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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