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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향 관련/이어폰

꼭 오래 들어보세요 - JHA & AK 다이애나 리뷰


머리말


제가 지난번 리뷰한 빌리진을 아시나요?

이번 글에서 리뷰할 다이애나는 빌리진처럼 AK(아스텔앤컨)과 JH(제리 하비 오디오)가 콜라보하여 출시하는 사이렌 시리즈의 유선 이어폰 중 하나입니다.

다이애나는 그런 사이렌 시리즈 중에서도 빌리진의 바로 윗가격. 즉 직속 선배급의 이어폰인데요.

때문인지 빌리진과 다이애나는 공통점이 존재하는데 바로 마이클 잭슨의 노래에 나오는 여자의 이름이라는 것입니다.

전설적인 노래. 문워크 하면 생각나실 빌리진은 다들 아실 것이고 다이애나는 더티 다이애나(Dirty Diana)라는 노래에서 따왔죠.

여기서 또 공통점을 찾아보면 빌리진과 다이애나는 둘 다 마이클 잭슨이 싫어하는 부류의 팬이었던 '그루피'를 묘사하는 곡이라는 겁니다.

이 '그루피'는 유명인을 따라다니는 열성적인 여성 팬을 지칭합니다만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여성 팬과 달리

바로 '성적'인 목적을 위해 아주 집요하게 유명인을 따라다닌다는 점인데

어찌 보면 유명인을 아주 집요하게 따라다닌다는 점에서 사이렌 시리즈의 빌리진과 다이애나의 제품명을 이렇게 지은 이유로

"유명한 명곡과 필연히 떼어놓지 못하는 이어폰"이 되길 바라는 AK & JH의 의도가 들어갔을지도 모르겠습니다.

 


Astell&Kern


Astell&Kern(아스텔앤컨)은 세계적인 MP3 플레이어 메이커였던 아이리버.

현 드림어스컴퍼니의 브랜드입니다.

세계적인 MP3 플레이어 메이커였던 아이리버는 당시 엄청난 가성비로 승부를 걸던 애플의 아이팟에게 점점 밀려나며 몰락의 길을 걷고 있었고 새로운 시도가 필요했습니다.

플레이어에 카메라를 넣어보기도 했고, 당시에는 생각치도 못한 온라인 게임기를 기획하기도 했고, PMP라는 멀티미디어 기기를 만들어 보이기도 하였죠.

하지만 스마트폰의 성능 향상과 태블릿 컴퓨터의 등장으로 인해 모두 성공하지 못했습니다.

연속된 실패로 아이리버는 고민했습니다.

다시금 날개를 달아줄 제품, 다시금 도약할 수 있는 분야를 말이죠.

마침내 2012년 아이리버는 결정했습니다.

자신들이 제일 잘 아는 분야. 노하우가 쌓여있는 다시금 시작하기 쉬운 것.

바로 고음질 플레이어인 DAP로의 프리미엄화 전략 말이죠.

그래서 탄생한 것이 Astell&Kern(아스텔앤컨)입니다.

 


"궁극의 하이파이 오디오 시스템"

Astell&KernAstell은 그리스어로 '별' Kern은 독일어로 '중심'을 의미하여 별의 중심, 음악의 중심이 되고자 하는 뜻을 담았다고 합니다.

긴 과정은 생략하고 현재의 결과만 말하자면

아이리버의 Astell&Kern 브랜드를 이용한 프리미엄 DAP 시장 타겟팅은 성공했습니다.

'원래 잘 만들었었던.'

'단지 가성비 위주의 경쟁사에게 밀릴 뿐이었던' 음향 플레이어 분야를

Astell&Kern은 오히려 고급화 전략으로 뒤집어버렸습니다.

마치 누구도 뛰어넘지 못하는 가격으로 성공한 골드문트처럼 말이죠.

기술의 발전에 따라 원음을 담은 무손실 음원들이 대중에게 뿌려지기 시작했고, 실시간으로 큰 용량의 무손실 음원을 스트리밍 하는 시대가 왔습니다.

Astell&Kern은 그런 무손실 음원을 보다 세세한 작은 부분까지 놓치지 않고 흡사 공연장에 있는 것과 같은 공간감과 현장감 있는 사운드를 선사하기 위한 기기들을 내놓고 있습니다.

또한 작은 아날로그 사운드 신호를 왜곡 없이 원음에 가장 가까운 소리로 증폭하는 아스텔앤컨의 아날로그 앰프 설계 기술은 누구도 흉내 내기 쉽지 않은 아스텔앤컨만의 고유한 기술이기도 하죠.

현재 DAP 중 최강자로 불리는 플래그십 기기 SP2000

압도적인 오디오 출력. 그러면서도 거의 없다시피한 노이즈를 유지하는 KANN ALPHA(칸 알파)

세계 최초로 멀티 DAC를 탑재한 SE200

이런 굵직한 원음 재생 DAP를 만들고 보니 Astell&Kern은 다시금 고민에 잠겼습니다.

좋은 플레이어는 만들었지만 이 플레이어를 통해 Astell&Kern 자신들이 추구하는 소리를 내어줄 이어폰, 헤드폰을 찾기가 어려웠다는 것이었죠.

그래서 Astell&Kern은 '콜라보'라는 방법을 택했습니다.

Astell&Kern이 콜라보한 회사는

최초로 다이나믹 헤드폰과 테슬라 기술을 적용한 베이어다이나믹.

심리음향적 요소를 가미한 파이널.

네덜란드의 케이블 전문 업체인 크리스탈 케이블

그리고 오늘 리뷰할 다이애나를 함께 만든 제리 하비 오디오가 있습니다.


Jerry Harvey Audio


Jerry Harvey Audio(제리 하비 오디오)는 최초로 다중 BA 드라이버를 이용한 커스텀 이어폰을 만든 제리 하비가 2007년 세운 브랜드입니다.

최초로 다중 BA 드라이버를 사용하고 개개인의 귀에 맞는 커스텀 이어폰을 개발하며 생산한 제리 하비가 아니었다면

현재 연예인들이 착용하는 인이어의 모양이나 방식은 정말 상상할 수 없을 만큼이나 다를지도 아니면 아예 존재하지 않을 수도 있었겠죠.

그런 최초의 다중 BA 인이어를 개발한 제리 하비가 세운 JH 오디오는 해외, 국내 따지지 않고 수많은 뮤지션들과 아티스트들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좋은 착용감과 높은 차음성, 고음질.

그런 뮤지션들만의 인이어인 줄 알았던 JH 오디오의 이어폰을 Astell&Kern은 콜라보를 통해 대중들에게 선사하고 싶었죠.

그래서 Astell&Kern & JH 오디오는 손을 맞잡고 사이렌 시리즈라는 대중 지향적인 이어폰 시리즈를 내놓게 되었습니다.

머리말에서 언급했듯 다이애나는 그 사이렌 시리즈 중 한 이어폰이고요.


패키지 외형


*(이번에 리뷰할 다이애나의 패키지는 새 제품의 상태가 아닙니다. 이 점 양해 바라며 시작합니다.)

다이애나 패키지의 정면입니다.

전에 리뷰한 빌리진의 포장 방식과 동일하게 왼쪽 상단에는 제리 하비 오디오의 로고

중앙 살짝 윗부분엔 제품의 이름인 다이애나. 바로 아랫부분엔 사이렌 시리즈임을 알려주는 문구가, 왼쪽 하단에는 아스텔앤컨의 로고가 인쇄되어 있고

다이애나 제품을 미리 볼 수 있는 사진 부분은 다이애나의 유닛이 각각 왼쪽, 오른쪽으로 두 날개를 펼친 것처럼 그려져있습니다. 또한 이 다이애나의 사진 부분은 모두 유광 코팅으로 되어있습니다.

패키지의 옆면입니다.

다이애나에 대한 제리 하비의 설명, 제리 하비 오디오의 주소가 서술되어 있습니다.

참고로 옆면 제리 하비의 다이애나 설명은 아스텔앤컨 다이애나 페이지에서 한국어 번역본을 찾아보실 수 있습니다.

패키지 뒷면에는 상단에 제리하비의 사진과 그 밑에는 후술할 다이애나에 들어간 기술 및 스펙이 서술되어 있습니다.

패키지 개봉을 하기 전 잠시 빌리진과 다이애나의 패키지 크기 차이를 느낄 수 있도록 사진을 준비해봤습니다.

세로 길이는 빌리진과 동일한 대신 다이애나의 두께가 보다 넓은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패키지 개봉


다이애나의 패키지를 개봉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빌리진과 동일한 슬라이드 방식으로 겉껍질을 벗겨내실 수 있으며 벗겨낼 시 아스텔앤컨의 로고가 보입니다.

포장을 열면 아스텔앤컨 로고가 있던 부분의 뒷편에 제리 하비 오디오의 로고가 위치한 것을 보실 수 있습니다.

다이애나 본품은 다음과 같이 전체적으로 충격 완화용 스펀지로 전체적으로 보호되어 있습니다.

*(참고로 제 리뷰에 나오는 다이애나의 유닛은 좌, 우 모두 A 마크가 새겨져 있습니다. 정상 제품은 한쪽이 제리 하비의 로고입니다.)

다이애나 밑 아스텔앤컨 종이갑을 제거하면 다음과 같이 케이블이 위치하게 됩니다.

 


케이블


다이애나는 기본 케이블에 대한 설명을 빼놓을 수가 없는데요.

다이애나의 기본 케이블은 대만 케이블 업체에 아스텔앤컨이 특별 주문, 제작된 케이블입니다.

4N 순도의 순은 4심과 7N 순도의 OCC 무산소 동선 4심 선재를 활용하였다고 합니다.

(여기서 나름의 전문용어에 혼란이 오실 수도 있을 것 같아 설명을 덧붙이자면)

순도 앞에 위치한 N은 %의 앞자리부터 위치한 9의 개수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4N은 %의 제일 앞자리부터 9가 4개 즉 99.99%가 되는 것이고 7N은 마찬가지로 99.99999%가 되는 것입니다.

왜 굳이 이렇게 뒤의 숫자까지 상세하게 표기를 하지? 하고 의문을 품으실 수도 있는데

주재료 속의 아주 미미한 양의 산소와 불순물도 왜곡과 노이즈를 만들기 때문에 이런 순도에 대해 음향 업체는 굉장히 민감하고 소비자 또한 민감하기 때문입니다.

다음으로 OCC는 (ohno continuous casting)의 약자로 오노 연속 주조공정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이 OCC는 일본의 '오노'라는 분이 개발한 주조공정 방식으로 면을 뽑듯 아주 천천히 높은 온도에서 선을 뽑아내면 결정이 최대 120m당 1개 단위로 나오게 된다고 합니다.

이렇게 나온 단결정의 금속을 인발. 즉 잡아당겨 얇게 만들어 케이블로 사용했다고 보면 되는 것이죠.

여기서 '단결정 구조'는 '완전히 순수한, 완벽에 가까운 구조의 원자 배열'을 뜻합니다. 즉 최대 120m까지 전자가 방해받지 않고 진행(이동)이 가능하다는 겁니다.

이는 음향기기가 받아들이는 시간적으로 연속인 전류 신호, 아날로그 신호에서 전자가 방해 없이 이동한다는 점으로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기도 합니다.

마지막으로 이러한 OCC 방식의 선재는 반복적으로 구부리거나 꺾으면 선재 내부에 결함이 쌓여 전자의 흐름이 방해받게 되는데

이를 전기 전자제품 유해 물질 사용제한 지침인 RoHs를 통과한 TPU(고무의 탄성을 가진 플라스틱) 피복으로 감싸 내구성을 강화하였다고 합니다.

4N (99.99%) 순도의 순은 4심

7N (99.99999) 순도의 OCC(오노 연속 주조공정) 무산소 동선 4심.

총 8심의 순은, 순동선 하이브리드 구성 방식

선재를 보호하는 RoHs 통과 TPU(고무 탄성 플라스틱) 피복

다른 타사의 이어폰의 경우 '커스텀 케이블'이라고 번들 케이블을 만족하지 못해 이외의 다른 케이블을 따로 구매하셔서 케이블을 바꿈질하시는 분이 계시는데

개인적으로 다이애나는 케이블 바꿈질이 필요 없는 '완벽에 가까운 수준'이라고 생각이 듭니다.

실제로 AK 측에서 들은 바 제작 단가만 30만 원에 달한다고 합니다.

원래 출고가가 80만 원 근처였던 다이애나가 현재 34만 원에 팔리고 있는 걸로 보면

'케이블만 사면 유닛, 반누이스 파우치, 세드나팁이 따라오는 경우'입니다.


다시 개봉기로 와서

다이애나를 감싸고 있던 스펀지를 빼내면 그 아래에 바로 반 누이스 파우치가 위치해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Van Nuys.

 

반누이스는 일본의 가방 전용 브랜드이며 실용성, 캐주얼을 강조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반누이스는 다른 가방, 케이스 업체들과는 다르게 음악 애호가들을 위한 DAP 케이스나 이어폰 파우치를 만드는 걸로 유명한데요.

반누이스의 대표이사 분이 평소 음악 감상 취미가 있었는데 음감용으로 특히 아스텔앤컨의 DAP를 애용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아스텔앤컨과의 손을 잡고 다이애나 전용 파우치를 제작하게 되었습니다.

반누이스 일본 공식 홈페이지에 들어가 봤더니 다이애나 전용 파우치에 대한 사진, 정보를 볼 수 있었습니다.

이 반누이스라는 브랜드의 케이스, 가방 등이 아무리 조그만 크기라도 가격이 상당한 점으로 보아 이 반누이스 파우치의 단가도 케이블에 이어 출고가 80만 원대 다이애나의 가격 상당량을 차지했던 것을 예상해 볼 수 있었습니다.

처음 반누이스 파우치를 꺼내면 속엔 이어폰에서 제일 중요한 구성품 중 하나인 이어팁이 들어가 있는데요.

이 이어팁도 다이애나는 특별한 것을 사용했습니다.

바로 세드나 이어팁이죠.

현재 사이즈당 한 쌍 가격이 무려 11000원에 달하는 그 세드나 이어팁이 3쌍이나 들어가 있습니다.

세드나팁은 의료 및 특수 목적 실리콘을 사용하여 제작되었고 착용감이 우수하여 옆 나라 일본 및 해외에서도 인기가 많죠.

이 세드나 이어팁은 단순 끼워주기가 아닌 다이애나의 사운드 성향과 잘 맞기 때문에 번들로 제공해 준 것 같습니다. 다이애나에 세드나팁이 아닌 다른 이어팁을 사용 시 소리가 꽤나 괴상하게 변해버리거든요.

참 다이애나의 노즐은 jh답게 긴 편이라 외이도 깊이 안착되기 때문에 평소 사용하시던 이어팁 사이즈 보다 한 단계 작은 사이즈를 착용하시는 것을 권장 드립니다.

반누이스 파우치를 빼내면 밑에는 케이블 관련 설명서와 품질 보증서가 들어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위쪽 3.5mm connector라고 써져있는 작은 박스를 개봉하면

다음과 같이 2.5 to 3.5 변환젠더를 보실 수 있습니다.

이 변환젠더를 제공해 준 이유는 다이애나의 기본 잭이 2.5mm이기 때문입니다.

참고로 이 변환젠더 또한 다이애나의 기본 케이블과 동일한 선재를 사용했습니다.

4N (99.99%) 순도의 순은 4심, 7N (99.99999) 순도의 OCC(오노 연속 주조공정) 무산소 동선 4심.

총 8심의 순은, 순동선 하이브리드 구성 방식

선재를 보호하는 RoHs 통과 TPU 피복 말이죠.

 


제품 외관


다이애나의 전체적인 외관은 '묵직함'으로 표현할 수 있겠습니다.

총 8심의 케이블과 이를 덮는 고무 탄성 플라스틱 선재 때문에 케이블이 꽤나 묵직하고 후술할 '풀 메탈 셸' 덕분에 유닛 또한 매우 견고하죠.

유닛과 케이블이 이어지는 구간은 약간 불투명한 소재로 한 번 더 감싸져 있습니다.

보통 이 부분에 철사가 들어가 있는데 다이애나는 철사가 들어가 있지 않습니다.

때문에 자신의 귀에 맞게 착용 후 10초 정도 모양을 손으로 잡아 고정해야 합니다.

그게 아니라면 가열을 통해 모양을 잡아두는 방법도 있겠고요.

참고로 다이애나의 케이블 은 2핀 규격 0.78이며 일반적인 세로가 아닌 가로로 되어 있습니다.

다이애나의 경우 케이블 바꿈질이 필요하지 않지만 만약 케이블 바꿈을 시도하신다면 케이블에 이어가이드 처럼 고정된 것이 없는 부드러운 케이블을 이용하시길 바랍니다.

 


유닛



Full Metal Shell


다이애나의 유닛은 다른 이어폰들과는 다르게 통 알루미늄을 절삭하여 만들었습니다.

때문에 훌륭한 일체감을 느끼실 수 있으며 anodized(양극산화) 과정을 거쳤다고 합니다.

이 아노다이징이라고 불리는 양극산화는

피막이 있어서 녹이 슬지 않는다는 알루미늄의 장점을 수용액과 전기를 사용해 피막을 더 두껍게 입혀 내구성을 극대화하는 과정을 말합니다.

이 과정으로 제품의 부식 가능성을 거의 제거할 수 있었고 보다 반짝거리고 은색의 예쁜 색상, 내마모성 강화로 인한 흠집 위험 또한 감소시킬 수 있었습니다.

때문에 다이애나 유닛의 단단함은 이어폰 중 최고라고 생각해도 될 정도였는데

농담이긴 하지만 이걸로 호두를 까먹어도 문제가 없을 것 같았습니다 ㅋㅋ

또한 이 풀 메탈 셸로서 얻는 사운드적 이득이라면 저음 부분을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세어 나가는 부분 없이 단단하게 고정되어 있는 이 알루미늄은 다이애나의 저음 중에서도 극저음을 정말 탄탄하게 받쳐줍니다.

후술할 다이애나의 파워풀한 극저음의 이유 중 하나로 이 풀 메탈 셸을 꼽을 수 있을 것 같더군요.

 


JHA technology


최초로 다중 BA 이어폰을 만든 JH 오디오답게

JH 오디오는 그들만의 특별한 기술력을 가지고 있으며 그것을 자사의 이어폰에 사용하는데요.

다이애나 역시 JH 오디오의 이어폰답게 JH 오디오의 특별한 기술 3가지가 들어가 있습니다.

첫 번째는 사이렌 시리즈 BA 드라이버입니다.

JHA에서 자체 제작하는 이 BA 드라이버로 다이애나는 소리를 내며 그 구조는 3Way로

3개의 JHA BA 드라이버가 각각 저음, 중음, 고음을 담당합니다.

두 번째는 제일 유명한 JHA의 기술 중 하나가 아닐까 싶습니다.

바로 Freqphase™ Time | Phase Waveguide입니다.

일반적인 다중 BA 이어폰의 경우 저, 중, 고역대 별로 시간에 따른 각 주파수의 고막 도달 시간이 서로 달라 우리가 소리를 들으면서 머릿속에서 그려지는 위상이 변화할 수 있는데

다이애나는 이 Freqphase™ Time | Phase Waveguide 기술을 이용, 각 드라이버에서 노즐 즉 이어팁이 닿는 부분까지 연결되는 튜브의 길이와 모양을 조절하여 저, 중, 고역대 모두를 고막에 1/100ms 이내에 도달시켜 가장 정확한 위상을 제공하도록 했다고 합니다.

세 번째로는 어쿠스틱 챔버 사운드 보어 디자인입니다.

보통의 다중 BA 이어폰의 경우 소리가 나오게 되는 구멍에서 바로 이어팁을 꽂아 소리를 듣게 되는데

다이애나의 경우 이 어쿠스틱 챔버 사운드 보어 디자인을 활용하여 소리가 나오는 구멍에서 약간의 노즐이 추가로 나와있음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이 약간의 노즐 부분으로 인해 소리를 전달하는 데 필요한 공기의 양을 충분하게 확보, 고음이 더욱 최적화되고 보다 스테이징이 넓어지는 효과를 가져왔다고 합니다.

또한 이 약간의 추가 노즐 덕분에 BA 드라이버와 직접적으로 이어지는 부분에 땀과 이물질이 쌓이는 것 또한 방지할 수 있다고 합니다.

 


스펙


Type

Universal fit IEM

Body Color

Red / GunMetal

Driver Unit

3way 3Drivers (High, Mid, Low) [3BA per side]

Impedance

18 ohm

Noise Isolation

-26dB

Sound Technology

Freqphase™ Time | Phase Waveguide / New Sound Bore

 


사운드


제가 처음 다이애나를 청음 했을 때 솔직한 느낌은 괴상함이었습니다.

JH 오디오의 깊이 있는 사운드를 다들 체험해보셨거나 아시는지 모르겠지만

JH 오디오는 특유의 중역 딥이 존재합니다.

그 점을 저는 같은 JH 오디오의 빌리진을 4개월 이상 들어봄으로 인해 완벽히 적응을 했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다이애나는 4개월간 빌리진을 들은 저에게도 좀 어려운 이어폰이었습니다.

JH 오디오 특유의 깊고 빠져드는 어두운 그 음색이 빌리진과는 확연히 짙어지고 뚜렷했기 때문이죠.

개인적인 생각인데 가격이 80만 원에 달했던 만큼 다이애나에 본격적인 JH 오디오 사운드를 입힌 것 같았습니다.

빌리진의 소리는 JH 오디오의 소리를 몰랐던 사람들에게 입문용으로 약간의 맛보기 시식을 해줬던 것 같고요.

다이애나부터가 진짜였던 것이죠.

저는 리뷰용으로 제공받은 다이애나를 집에 들이고 '적응'의 과정에 들어섰습니다.

그렇게 어딜 가던 다이애나를 들고 다니며 듣기 시작하니 1주 정도가 지나자 다이애나의 소리에 대해 어느 정도 파악이 가능했죠.

파워풀한 저음의 펀치력, 풀 메탈 셸이 단단하게 조여주는 느낌의 극저음으로 인한 전체적으로 엣지감 있는 중후한 저음 등 말이죠.

일렉기타와 베이스, 드럼을 이렇게나 맛깔나게 살려주는 이어폰은 손에 꼽았습니다. 더욱 짙으며 시원하게 긁어주면서도 품격을 잃지 않았죠.

JH 오디오가 지향하는 락 사운드에 대해 더욱 깊게 체험할 수 있는 저음이었습니다.

특히나 제일 매력적이었던 것은 처음에 굉장히 거부감을 느꼈던 중역의 딥이었는데

평소에 듣던 V자형보다 더욱 깊었던 것 같은 이 중역의 딥은 점차 들어보니 오히려 더욱 가까이 들으라고 저에게 손짓을 하는 것 같았습니다.

"이리 와서 보컬 더 자세하게 들어봐"라고 말이죠. 이 중역의 딥에 대한 거부감은 정말 적응이 필요합니다.

여기서 HD600이나 다른 중역이 플랫하거나 강조된 음향기기를 들으면 다이애나의 손을 내쳤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3일간 다이애나에 대해 적응하고 있다가도 그런 플랫한 음향기기를 듣는 순간 다이애나가 사라지고 없거든요.

그러고서 생각할 수 있습니다. "아 겁나 먹먹하네 왜 샀지?"

반대로 다이애나에 대한 장기간의 적응을 마치셨다면 다이애나의 중역 딥이 주는 새로움과 특별함을 느끼실 수 있을 겁니다.

산처럼 둘러싸인 저음과 고음 속에서 입체감 있는 소리를 들을 수 있거든요.

사람은 본능적으로 사람의 목소리에 귀 기울인다고 하는데 이 점을 JH 오디오가 이용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보컬을 더 잘 듣기 위해 집중을 하게 되고 이에 따라 풍부하며 매력적인 저음과 고음을 듣게 되는 것이죠.

다이애나의 중역(보컬)을 자꾸 멀다라고만 설명을 하게 되는데 이 보컬 딥이 소리를 보다 집중해서 듣게 한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한 표현이었고요.

전체적으로 설명드리자면 다이애나의 중역은 꽤나 두껍고 어둡습니다. 이 때문에 위에서 말한 거리감을 느끼실 수 있고

오히려 끌어당기는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두꺼운 중역 덕분에 제가 자주 듣는 두아리파, 레이디 가가 같은 거친 질감이 있는 소위 '걸크러시'를 유도하는 보컬과 힘 있고 파워풀한 특히 랩, 힙합을 선호하시는 분들이 좋아하실 청자를 밀어붙이는 듯한 소리를 들려줍니다.

이 점이 굉장히 역동적으로 들리게 됩니다.

바이올린 같은 현악기에게는 그 얇은 실과 같은 아름다운 독주를 기대하기엔 어렵지만 짙은 음선으로 배경으로써 훌륭한 요소로 들리게 됩니다.

피아노 같은 건반악기는 다이애나의 두껍고 어두운 음색 덕분에 약간의 울림을 느끼실 수 있습니다.

현악기가 짙은 음선으로 배경을 깔아주고 잔향감이 있는 피아노가 연주되며, 파워풀하고 역동적인 보컬의 목소리라고 하면 연상하시기 더 쉬울 것 같습니다. 여기에 엣지있으며 풍부한 드럼과 베이스의 저음도 추가되고요.

마지막으로 다이애나의 고음은 약간 강조되었으나 피로감이 느껴지는 치찰음이 느껴지진 않았습니다.

깊이 들어간 중역을 생각해 시원할 정도로 고음이 강조되진 않았고 저음과 어느 정도 밸런스를 맞춘듯한 느낌입니다.

이런 적당한 고음의 강조 덕분에 특유의 짙은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마무리


30만 원가량의 고품질 케이블, 반누이스 파우치, 세드나 이어팁, 풀 알루미늄 셸과 JH 독자 3BA 드라이버.

출고가 80만 원을 생각해 매우 높은 단가로 이루어진 다이애나를 지금은 제 구성품 값도 못하는 34만 원에 판매하고 있습니다.

국산 업체인 아스텔앤컨을 생각하며 정말 아쉬우면서도 소비자로서 즐거운.. 아이러니한 경우이죠.

그러나 어쩌겠습니까 재고 처리라도 해야겠죠.

JH 오디오 독자 BA 드라이버의 풍부하며 엣지있는 저역을 바탕으로

특유의 보컬 딥으로 인한 빠져드는 듯한 영롱한 분위기의 매력적인 스테이징 구현

고음 부분에서는 절제를 통한 치찰음 억제와 중역과의 밸런스를 맞추려 노력하였습니다.

이번 다이애나를 통해 JH 오디오가 아무런 대책 없이 중역을 낮추지 않는다는 것에 대해 알게 되었죠.

오히려 중역의 딥이 청자인 나를 끌어들이는 느낌이 강했고 이 매력적인 소리에 적응 시엔 다른 음향 기기로 빠져나가지 못하는 상황을 만들었습니다.

다이애나.

꼭 오래 들으세요. 입문도 탈출도 어려운 정말 '그루피'한 이어폰입니다.

 

이 리뷰는 업체의 제품 지원을 통해 작성되었으며 일체 간섭받지 않았음을 밝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