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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향 관련/이어폰

CTM CE320 - 훌륭한 서브 이어폰


머리말


오늘 다룰 CTM CE320은 글의 방향에 대해 고민을 좀 한 제품입니다.

CTM을 수입하는 지노프로 측에서 음악 감상용으로 괜찮은 제품인 것 같다며 리뷰를 부탁했습니다만

처음 들었을 때의 CE320의 소리는 음악 감상용으로는 무리가 있다는 생각이 들어 모니터링용 이어폰 리뷰로 글을 쓰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시간을 가지고 차차 적응하다 보니 매력적으로 느껴진 부분이 많아 다시 글을 고쳐봅니다.

 


브랜드 소개


CTM이라는 브랜드명은 CLEAR TUNE MONITORS의 약자입니다.

모니터링 이어폰을 주로 생산하는 브랜드라 오디오 파일들에게는 인지도가 비교적 낮지만

해외에선 Aaeron Spears(2004 그래미 노미네이션 프로듀서, 아리아나 그란데/어셔 밴드 드러머), Pentatonix(세계적인 아카펠라 그룹), Derrick REY(저스틴 팀버레이크 밴드 베이시스트) 등

국내에선 옥상달빛, 선우정아, 스텔라장, 윤딴딴, 헤이즈(Heize), 양다일, 정재필, 치즈(Cheeze), 현아(Hyun A), 임정현 Funtwo (일렉 기타리스트), 김석주 Madaway kim (일렉 기타리스트), 최훈 Hoonch (베이시스트), 이훈형 (베이시스트) 등의

많은 뮤지션들이 CTM 브랜드의 제품을 이용하고 있다고 합니다.

 


패키지


CE320의 겉 포장은 매우 간단합니다. 크기도 작은 편이고요.

크림(?) 색과 심플한 글귀, 적당한 크기의 제품 사진으로 박스 디자인은 예쁜 편에 속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포장을 뜯으면 끝이지만 개봉 전 상당한 만족감을 줬습니다.

추가로 오른쪽에 적힌 EXTRA BASS라는 문구가 눈에 띄네요.

포장 옆면에는 CLEAR TUNE MONITORS라고 CTM의 브랜드명이 적혀있습니다.

포장 뒷면입니다.

CE320의 상세 스펙과 특징들을 둥글둥글한 이미지, 틀 안에 적어두었습니다.

포장을 개봉하면 제일 아래부터 사이즈가 각각 다른 폼팁 3쌍, 보관용 케이스, CE320 본품이 보입니다.

우선 케이스를 열어보면 실리콘팁, 케이블, 3.5 to 6.3 젠더가 포함되어 있는데요.

케이스 내부 실리콘팁과 외부에 있던 폼팁으로 이어팁은 총 6쌍으로 꽤 알찬 이어팁 구성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실리콘팁, 폼팁 모두 품질이 뛰어나 별도의 이어팁 교체는 필요하지 않아 보입니다.

다음으로 3.5 to 6.3 젠더는 다음과 같이 결착하여 사용하면 됩니다.

프로 오디오 장비에선 주로 6.3 단자를 많이 이용하기 때문에 추가로 제공해 준 것 같습니다.

다음은 케이블입니다.

2pin 체결 방식이며 2pin을 감싸는 약간의 플라스틱 부분이 쉘 안으로 추가로 들어가는 방식입니다.

CE320의 케이블에 대한 정보는 CTM 측에서 공개하지 않았지만 일반적인 구리 선을 사용하지 않았나 생각이 듭니다.

 


유닛 외관


CE320의 외관입니다.

CLEAR TUNE MONITORS라는 브랜드 이름처럼 투명한 플라스틱 쉘은 안쪽에 잘 정리된

1개의 저역 담당 BA 드라이버

1개의 중역 담당 BA 드라이버

1개의 고역 담당 BA 드라이버

총 3개의 잘 정리된 BA 드라이버를 보여줍니다.

또한 CE320은 스테이지용 모니터링 이어폰답게 촘촘한 필터가 일체형으로 내장되어 있어 이어폰 내부로의 이물질 침입을 막아줍니다.

 


사운드


 

저음

극저음과 중저음의 대등한 밸런스

CTM CE320의 저역은 패키지에 적어놓은 EXTRA BASS라는 문구치고는 그리 강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후술할 고역의 절제 때문에 비중이 많은 것뿐이죠.

솔직히 처음에 제품을 받았을 때 CTM이라는 브랜드를 잘 모르고 있던 상태였고 패키지에 EXTRA BASS라는 문구가 약간의 걱정이 들게 만들기도 했습니다.

보통 EXTRA BASS라고 적어놓는 경우는 전체적인 밸런스는 무시하고 중저역을 보통 강화해 펀치감만을 대폭 강화 시켜놓은 제품이 꽤 많기 때문이죠.

다행히 CE320은 훌륭한 저역 특성을 들려줍니다.

극저음과 중저음이 대등하게 약간 강화되어 부담스럽지 않으며

보컬, 연주자용 모니터링 이어폰으로 개발된 제품답게

약간 부드럽고 담백하며 편안한 느낌을 줍니다.

따라서 지저분하지 않고 깔끔한 킥, 베이스를 들을 수 있었는데 이 점이 CE320의 매력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중음

절제의 시작점

중음부터는 CE320의 절제가 시작되는 구간입니다.

보컬의 거리감이 조금 멀게 느껴지고

특히 악기들의 거리감이 보컬보다 더 멉니다.

이것은 보통 보컬용 이어폰에서 많이 보이는 특성 중 하나인데

공연을 하게 되면 악기들의 소리가 거슬리지 않아야 하고

드럼, 베이스 등의 박자감을 느낄 수 있는 대역이 잘 들려야 하기 때문이죠.

/또한 보컬 대역도 절제를 하는 경우가 있어

'보컬 모니터링용 이어폰인데 보컬을 절제하는 게 맞나?'라고 생각하실 수 있습니다.

(적어도 저는 그랬습니다 ㅎㅎ)후에 박사님께 이어폰 측정을 맡기게 되면서 알게 되었는데

이어폰을 착용한 상태에서는 다들 경험하시겠지만 몸의 울림이나 본인의 목소리, 몸의 소리가 증폭되어 들립니다.

이를 생체 노이즈라고 부르기도 하죠.

때문에 본인이 내는 목소리가 모니터링 이어폰을 거치지 않아도 될 정도로 일정 수준 들려 보컬 대역을 낮추기도 한다고 합니다./

CE320의 절제된 중음 특성은 선명도에서 약간의 손해를 볼 수밖에 없는데요.

따라서 악기의 세세한 표현력을 기대하기 어렵지만 담백한 저역에서 이어지는 편안한 소리 특성을 이어주는 역할을 합니다.

이 특성이 장점이 되는 경우가 많았는데요.

아델이나 벤의 곡 등 노래 자체에서 약간의 거침으로 인해 듣기가 부담스러운 노래들을 편안하게 들려주기도 합니다.

일본 애니메이션 곡 중 여 보컬, 샤방한 분위기를 강조한 곡이 꽤 많은 것으로 아는데

위의 곡을 들으시는 분들에게도 적극 추천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거친 느낌을 개선해 주는 것 외에도 몽환적인 분위기의 노래를 더 맛깔나게 들려주는 경우도 있는데요

몽환적인 노래 중 편안한 노래가 많은데 그것을 더욱 편안하게 만들어주어 그런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고음

적응이 필요합니다.

CE320의 고음은 제가 지금껏 들어보지 못한 고음 절제량이었습니다.

처음 들었을 때 전체적으로 절제된 고음 때문에 개방감이 적어 답답한 느낌이 들며

심벌즈와 하이햇의 소리가 챵~ 챙~이 아닌 츳, 칫이라고 표현을 해야 할까요.

금속끼리 부딪히는 소리는 들립니다만 그와 함께 들리는 시원한 공기의 울림을 듣기는 쉽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현저하게 적은 피로감과 편안함은 정말이지 매력적이었죠.

따라서 저는 CE320에 대해 정말 이렇게 말씀을 드리고 싶네요.

"적응이 필요합니다."

제가 적응에 대한 말씀을 드린 것이 처음은 아닌데요.

바로 AK 사의 다이애나를 리뷰할 때도 이 말씀을 드렸었죠.

둘의 공통점은 보컬용 모니터링 사운드를 지향한다는 것이고 적응을 마치고 나면

자극 없는 사운드와 안정적인 느낌, 박자감이 미칠 정도로 매력적이라는 점이죠.

CE320의 경우 다이애나보다 고음이 적어 더욱 적응의 기간이 길 것 같은데요.

그럼에도 이 자극 없는 고음 특성은 적응을 꼭 해야 할 정도로 매력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팁을 드리자면

1. 탁 트인 공간이 아닌 좁은 방

2. 주변 소음이 거의 없어 노래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 (DAP나 DAC의 화이트 노이즈도 거슬리지 않아야 합니다.)

3. 여러 장르의 곡을 들어보다가 괜찮다고 생각하는 곡이 있다면 그 곡을 집중적으로 들으며 차차 다른 곡으로 듣는 범위를 확장 시켜야 한다.

4. 어느 정도의 볼륨이 확보될 것

5. 적응 도중에 플랫하거나 중고음 성향의 이어폰을 듣는 것을 삼갈 것

-이 있겠습니다.

참 들으실 때 웬만하면 1,2,4번의 조건이 모두 만족되어야 수월한 적응이 가능할 겁니다.

이렇게 팁을 드리면서까지 적응을 해보시는 것을 권장 드리는 것은 CE320을 비롯한 이런 특성의 모니터링 이어폰들이

너무나 매력적인 소리를 들려주기 때문입니다.

전체적인 느낌

CE320은 잘 설계된 대등한 극, 중저음 강조를 필두로 절제된 중, 고음을 통해

제가 지금껏 들어본 이어폰 중에서 가장 적은 청취 시 피로도를 가지고 있습니다.

담백하며 부드러운 입체감 있는 저음, 거리감 있는 보컬, 악기로 노래를 더욱 몰입할 수 있도록 해주며

아주 절제된 고음은 초반에는 답답하게 느껴지지만 적응 후에는 편안함과 비교할 수 없는 적은 피로도를 선사합니다.

CE320을 오래 듣다가 밝은 성향의 이어폰을 듣게 되면 조금의 고음도 귀를 자극하는 듯 하며 마치 불안정하게 허공에 떠있는 듯한 아찔한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즉 CE320의 전체적인 느낌은 단단한 지지층에 두 발을 딛은 매우 안정적인 상태라고 표현할 수 있겠습니다.

추천하는 장르

CE320은 매우 절제된 중, 고음과 적절히 강화된 저음으로 어떤 노래를 재생하던지 어느 이어폰보다 편안하게 들려준다는 특징을 갖고 있습니다.

따라서 기존에 부담스럽게 거칠다고 생각된 노래들, 상당히 밝은 느낌의 노래들, 초고음이 꽤나 강하게 나오는 락, 저역이 어느 정도 필요한 에 적합합니다.

하지만 악기의 세세한 표현력을 필요로 하는 클래식과 같은 장르에는 다소 아쉽다고 느껴질 수 있습니다.

 


마무리


지금까지 들어보지 못한 절대적으로 적은 고역의 양.

이 CE320의 특징은 처음 들어본 사람에게 '답답한 소리의 쓰레기 이어폰'이라는 생각이 들게 하기에 충분합니다.

저 또한 처음 들었을 때 이게 음악 감상용으로도 추천이 가능한 이어폰인가... 하며

추천 및 대여를 해주신 수입사 지노프로 측에게

"이건 음악 감상용으로는 부족하고 원 목적대로 모니터링 이어폰이라고 소개해야 할 것 같습니다."라고 문자를 드렸을 정도니까요.

대여를 받아 리뷰를 쓰기 위해 들은 제가 이런데

과연 청음샵에서 CE320을 처음 듣고 '와 인생 이어폰이다. 사야겠다'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은 얼마나 계실지 궁금합니다.

하지만 저는 정말로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CE320을요.

지금껏 들어본 이어폰 중에서도 피로도가 제일 적고 편안한 매력이 단연 최고이며

이 매력이 적응이라는 귀찮은 행위를 꼭 해야 할 만큼 메리트가 있기 때문이죠.

개인적으로 CE320을 서브용 이어폰으로 강력 추천드리는데요.

그럴 때 있으시지 않습니까?

노래는 듣고 싶은데 컨디션이 좋지 않아 어쩔 수 없이 그 마음을 참고 잠에 들거나 듣는 것을 포기할 때요.

아니면 노래를 오랜 시간 들어야 하는데 자극이 없는 이어폰으로 길게 듣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 말이죠.

CE320은 위와 같을 때에 한 번씩 꺼내 사용하기에 정말 만족스러운 이어폰입니다.

마지막으로 CE320의 리뷰 글에 남길 말이 있다면

리뷰를 쓰면서도 듣고 있는 CTM CE320은 저에게 오랜 시간 노래를 들을 수 있게 해주며

오랜만에 해상도와 음질이 아닌 순수했던 예전처럼 '노래'를 듣게 해주는 이어폰이었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해당 글은 젠하이저 프로 라인업 및 노이만의 공식 수입사인 지노프로의 제품 대여를 통해 작성되었으며

아무런 간섭 없이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