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말
제품이 나오기도 전 도입부터 이런 얘기에 당황스러워하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읽고 계신 디렘 프로2는 읽고 계신 일부 독자분들이 익히 들으며 논하는 컨슈머 이어폰과는 계열이 다릅니다.
디렘 프로2는 프로용 "장비"이며 그에 따라 이전작들과는 차원이 다를 정도로 정교하게 원음 및 스튜디오 특성을 반영하였고 "실제 음악을 만드는 과정에 투입되는 레퍼런스 장비"인 만큼 거추장하고 자극적이며 일부 소비자의 취향에 따라 주파수 특성을 왜곡 시켜놓은 이어폰이 아님을 알고 가셔야 합니다.
따라서 기존 디렘 시리즈와의 직접적인 비교는 하지 않을 것이며
새로운 기기를 다루듯 리뷰를 작성했음을 우선적으로 밝힙니다.
뮤즈랩
뮤즈랩은 세계에서 제일 규모가 큰 하만 그룹의 제품 유통을 담당하는 국내 3대 음향기기 유통사 테크데이타의 온라인 공식 대리점입니다.
기존 테크데이타가 컨슈머보다는 프로용 장비를 유통하는 회사라 일반 소비자들의 접근이 어려웠다면 뮤즈랩은 온라인 판매를 통해 비교적 컨슈머 혹은 개인 작업자에게 친화적이라고 할 수 있죠.
이번에 리뷰할 디렘 프로2는 그런 뮤즈랩과 이신렬 서울대 음향공학 박사님을 필두로 음향 엔지니어 양성 및 음향 관련 원천 기술을 개발해온 소니캐스트 사의 콜라보로 탄생하게 되었습니다.
언박싱
제품 포장을 보기 전 택배 포장에서 테크데이타에서 취급하는 브랜드를 소소하게나마 구경할 수 있었습니다. 저에겐 AKG와 JBL이 친숙합니다.
이제 진짜 언박싱의 시작입니다.
디렘 프로2의 겉 포장에서 처음 눈에 띄는 것은 완장같이 비교적 얇게 둘러진 종이에 적혀있는 디렘 프로2와 그 밑 SONICAST X MUSELAB이라는 문구입니다.
디렘 프로2임을 표시해둔 완장을 제거한 모습입니다.
디렘 프로2의 겉 포장에는 Superior Fidelity In-Ear Monitoring Earphones라는 문구를 적어두었습니다.
해석하자면 "뛰어난 충실도의 인이어 모니터링 이어폰"입니다.
말 그대로 원음에 충실한 이어폰이라는 것이죠.
뒷면에는 제품 특징, 사양 등의 세부사항이 적혀있습니다. 이 또한 뒤에서 자세히 다뤄보겠습니다.
처음 개봉을 하면 신기하게 유산지가 하나 덮여져 있습니다.
유산지를 치우고 보니 제품 구성이 세로로 되어 있더군요.
가장 위에 있는 디렘 프로2 설명 카드부터 보겠습니다.
상당히 큰 종이로 되어 있어 적힌 것들이 많은데 하나하나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상당히 질기고 유분기가 있는 재질이라 빛 반사가 꽤 있는 편입니다. 때문에 유산지를 함께 동봉해 준 것 같더라고요.
일단 첫 페이지에는 디렘 프로2의 구성품에 대한 전체적인 특징을 간단하게 표현해두었더군요.
두 번째 페이지에는 디렘 프로2의 심장이라고 할 수 있는 5세대 SF 드라이버에 대한 설명이 간단하게 서술되어 있습니다.
SF 드라이버는 디렘 프로2의 개발사인 소니캐스트 사에서 개발한 드라이버로 기존에 많이 채용되던 방식인 DD(다이나믹 드라이버)의 단점을 개선한 보다 진보된 드라이버로 디렘 프로2에는 5세대의 최신 드라이버가 탑재되었습니다.
고출력 트로이달 네오디뮴 영구자석과 초정밀 DHT 보이스 코일, 고강도 비금속성 3중 다이어프렘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저주파수 및 고주파수 동적 특성이 좋다고 하며 왜곡을 최소화하였다고 합니다. (실제로 전 대역 0.5% 미만의 THD를 보여주기도 합니다.)
또한 밑면에서 서술하는 내용은 독자적인 주파수 개발이라는 내용인데요.
디렘 프로2에서는 프로용 장비라는 목적에 맞게 국내 대표 스튜디오 주파수 특성을 반영하고 한국을 대표하는 뮤지션 분들의 튜닝으로 제작되었다고 합니다.
그중에는 K POP 음악의 대부라고 부를 수 있는 라인 음향 김창완 대표님의 스튜디오와
(첫 사진에서는 김창완 대표님, NEXT의 기타리스트이자 EGOSYS 대표님이신 임창수 대표님, 소니캐스트의 이신렬 박사님이 보이는 사진)
국내 정상급 스튜디오인 부밍 스튜디오의 주파수 특정을 실시했고
국내 최다 히트곡 작곡가인 김형석 작곡가님의 협업이 있기도 했습니다.
이로써 만들어진 디렘 프로2의 사운드에 대해서는 뒤에서 더 자세하게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세 번째 페이지에는 디렘 프로2의 특징 중 하나인 USB C 케이블에 대한 설명이 서술되어 있습니다.
디렘 프로2의 USB C 케이블에는 소니캐스트가 제작한 DAC가 내장되어 있는데요.
작은 크기의 연결부에 내장된 DAC이지만 성능은 실로 놀랍습니다.
1.3uVrms으로 고급 거치형 DAC 수준의 매우 적은 노이즈 레벨과
최대 1Vrms의 음향 출력으로 118 SNR이라는 USB 내장 DAC에 있어 독보적인 수치를 자랑합니다.
그 외에는 고급 MMCX 단자 적용, 측정 데이터 첨부에 관한 내용입니다.
디렘 프로2는 굉장히 이례적으로 기기별 측정 데이터를 제공합니다. 조금 뒤에 나오는 구성품에서 보실 수 있으십니다.
뒷면은 다음과 같이 구성품, 뮤즈랩 소개, 소니캐스트 소개, 제품 개발을 담당하신 이신렬 박사님 소개, 제품 특징, 스펙이 적혀 있습니다.
설명 카드를 치우면 측정 데이터, 가죽 케이스, 이어팁이 보이는데 측정 데이터부터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역시나...
측정 데이터를 제공하는 것을 보니 자신감에는 이유가 있었습니다.
이 측정 데이터는 생산 제품 중 가장 잘 나온 제품 측정치가 아닌 현재 수령한 제품의 측정치로
주파수 특성과 THD에 대한 값이 나와있습니다. (전 대역 0.5% 미만의 THD)
측정 데이터 카드 뒤에는 USB C, 3.5mm 케이블과 디렘 프로2 유닛이 있었군요.
가죽 케이스와 이어팁을 보고 케이블과 유닛은 따로 항목을 두어 설명해보겠습니다.
우선 가죽 케이스입니다.
뭐 할 말이 있을까요. 품질이 아주 좋습니다.
가끔씩 이게 이어폰이 들어갈까? 싶은 번들 케이스가 존재하는데 디렘 프로2의 케이스는 유닛이 들어가고도 별도의 USB DAC도 들어갈 정도의 여유 공간을 자랑합니다.
디렘 프로2 유닛 자체가 작은 편이라 그런 것도 있고요.
여닫는 부분은 자성이 강한 편이며 실리카겔을 동봉해주어 별도의 실리카겔 구매를 안 해도 되는 것 또한 장점입니다.
다음은 이어팁입니다.
이 이어팁은 오르자팁이라고 부르는데요.
디렘 프로2의 개발사인 소니캐스트의 이어팁으로써 싼 단가의 저품질 실리콘이 아닌 의료용 실리콘으로 제작해 별도의 이어팁 변경을 하지 않아도 됩니다.
오히려 이 오르자팁을 별도로 구매하시는 분도 계실 정도입니다. 저 또한 2번가량 구매를 한 적이 있고 만족하며 사용 중입니다.
케이블
디렘 프로2의 케이블과 유닛에 대한 항목은 별도로 분리를 했는데요.
생각보다 다룰 내용이 많기 때문이기도 하고 알려지지 않으면 섭섭할 수도 있을 것 같아서 이렇게 분리를 하게 되었습니다.
위에서 보셨다시피 디렘 프로2의 케이블은 2개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아무래도 USB C 타입의 케이블이 꽃(?)이다 보니 3.5부터 소개를 하도록 하겠습니다.
3.5 케이블의 외형입니다.
작은 박스에 담겨 있어 처음 볼 때에는 의아하겠지만 줄 꼬임에 강한 재질이라 쭉 한번 펼치면 일자에 가깝게 다시 복구됩니다.
위 사진에서는 보이지 않지만 3.5 케이블의 경우 플라스틱의 단자 케이스로 보호되어 있습니다.
후술할 USB C 케이블도 3.5 대신 USB C 단자가 붙어있어 선재에 대한 설명을 드리자면
디렘 프로2의 케이블은 은 도금 선재이며 피복을 두른 심(선)을 꼬고 그 위에 또 불투명 피복을 입힌 구성입니다.
이미 피복을 입힌 심선을 꼬고 그 위에 또 피복을 입힌 만큼 내구성에 있어 확실한 강점을 갖고 있습니다.
보통 심선을 꼬아 내구성을 강화하거나 부피를 최소화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 경우 시간이 지남에 따라 꼬인 선이 풀리면서 결국은 케이블 교체나 번거롭고 약간은 추하지만 보일 때마다 꼬아줘야 하는 경우가 생길 때가 있는데
꼬아둔 선에 피복을 또 입힌 디렘 프로2의 경우 장기적으로도 문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꼬인 선 사이로 이물질이 낄 일도 없거니와 나중에 알코올 솜이나 물티슈로 케이블을 쥐고 한번 쭉 잡아당김으로 청소를 할 수도 있습니다.)
또한 후술할 편안한 오버이어 착용감과 시너지를 발휘해 잘 때 귀에 착용하고 자도 내구성에 강해 쉽게 단선되지 않습니다.
다음은 위에서 꽃이라고 말씀드린 USB C 케이블입니다.
최근의 휴대폰 특히 메이저 제조사들의 플래그쉽 기종(삼성의 S, Z, N 시리즈나 apple의 최신 기종)들은 모두 3.5mm 단자를 제거한 바 있죠.
3.5 단자의 제거는 내부 DAC의 제거도 포함하고 있고요. (스피커용 DAC 제외)
따라서 요즘 들어 USB C DAC를 찾으시는 분들이 많은데요.
이 경우 USB C DAC에 3.5나 기타 단자를 결합하는 방식이라 접합부의 오염 등으로 노이즈나 심하면 소리가 안 나오는 현상을 겪을 수 있습니다.
따로 문제를 말하지 않아도 USB DAC에 따라 일명 "안테나"를 세워야 하는 경우도 있고요. (요즘 친구들은 모르려나요 ㅎㅎ)
아무튼 이런 번거로움을 겪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 이 디렘 프로2의 USB C 케이블의 장점입니다.
위에서 말씀드렸듯 이 USB C 케이블에는 DAC가 포함되어 있어 자체 케이블로 음악 감상이나 모니터링이 가능합니다.
또한 오염의 위험이나 단자 저항 등의 변수도 매우 적어 항상 그대로의 음질로 들을 수 있습니다.
그럼 "뭐 일체형이라 편한 것은 알겠는데 저 조그만 단자에 있는 DAC로 좋은 음질을 들을 수 있겠냐?"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계실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 USB C 케이블에 내장된 DAC는 측정으로도 검증된 DAC로 위에서 말씀드렸듯
1.3uVrms으로 고급 거치형 DAC 수준의 매우 적은 노이즈 레벨과
최대 1Vrms의 음향 출력으로 118 SNR이라는 USB 내장 DAC에 있어 독보적인 수치를 자랑합니다.
프로들은 이 118 SNR에 대해 대단하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계신 반면
컨슈머들은 어찌 보면 그리 큰 감흥이 없거나 오히려 "적은 수치가 아니냐?" 하실 수도 있겠습니다.
USB DAC를 보면 가끔 128 SNR 등 118을 넘어서는 SNR 수치를 적어둔 제조사가 있기 때문이죠.
솔직하게 음악이라는 것이 나의 귀 만을 충족시키면 되는 것이므로 뭐라 시비나 딴죽을 걸고 싶진 않지만
118을 넘어서 120대의 SNR을 마케팅하는 USB DAC의 경우 그 USB DAC의 사용 시 SNR이 아닌 자체 DAC 칩의 스펙으로 표기해둔 경우가 많으며 혹은 120 이상이 가능하더라도 2Vrms 등의 높은 출력인 경우가 많습니다.
이게 왜 그렇냐면 SNR은 다들 아시다시피 신호대 노이즈 값입니다.
이 경우 신호(Vrms)를 높이면 당연히 노이즈의 비율은 줄어들죠.
실제로 측정 시 118 SNR 근처로 가는 DAC는 사실 소수이며 만약 가능하더라도 1Vrms의 출력으로 측정 시 신호가 낮아져 SNR이 110도 안 나오는 DAC가 있습니다.
그럼 "왜 2Vrms로 안 하고 1Vrms로 했나? 2Vrms 하면 더 높은 SNR 값이 나올 텐데?"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아주 많을 겁니다.
이 이유로는 거의 모든 이어폰은 1Vrms로도 충분히 구동이 가능하기 때문이라고 답을 드릴 수 있습니다.
이어폰의 경우 스피커나 헤드폰처럼 드라이버의 유닛이 커 앞, 뒤로의 구동 시 드는 에너지 값이 적기 때문이죠.
또한 2Vrms를 위해서는 별도의 추가 앰프가 필요해 소형화가 어려울 수도 있으며 노이즈 또한 증폭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어폰에서 충분한 1Vrms의 경우에서 낮은 SNR을 구현했는데 굳이 2Vrms로 출력을 올려 노이즈 플로어 또한 올릴 필요는 없기 때문이죠.
또한 이 케이블은 디렘 프로2의 전용 USB C 케이블로 설계된 케이블입니다. 이 DAC로 디렘 프로2의 제대로 된 소리를 낼 수 없었다면 그냥 3.5mm의 케이블만을 증정해서 "좋은지 안 좋은지 모르는 당신의 기기에 아무튼 꽂아 들으세요" 하지 굳이 USB C 케이블을 낼 필요는 없었겠죠.
케이블에 대한 글을 마무리하며 약간의 잡담을 하자면 이 케이블이 뮤즈랩이나 소니캐스트를 통해 유통된다면 아마 대박을 터트리지 않을까 싶습니다.
좋은 성능과 편의성 때문에 말이죠. (글을 쓰는 현시점에서 이미 찾는 분들이 많이 계시더군요. ㅋㅋㅋㅋ)
마지막으로 이 118 SNR과 노이즈 레벨에 대한 측정값은 개발사인 소니캐스트 USB C에 대해 조금만 찾아보셔도 측정 결과와 과정을 알 수 있으십니다. 혹은 소니캐스트 연구소에 찾아가셔서 측정을 맡기셔도 좋고요. 추가로 자신이 신뢰하던 USB DAC를 가지고 가셔도 측정이 가능할 텐데 높은 확률로 의외의 값에 놀라실 겁니다.
디렘 프로2 유닛
드디어 유닛(본체) 차례군요.
디렘 프로2의 유닛은 보시다시피 플라스틱 소재로 되어 있습니다.
매트한 블랙 색상이며 불투명하게 되어 있어 더욱 고급스럽습니다.
원래 멀티 BA 드라이버의 이어폰의 경우 구경하는 재미가 있긴 하지만 1DD나 1SF 드라이버처럼 소수의 유닛으로 구성된 경우
개인적으로 불투명한 재질로 드라이버가 보이지 않는 것이 더욱 고급스럽다고 생각합니다.
소리가 좋고 성능이 좋은 드라이버여도 뭔가 쉘 안의 공간이 좀 남거나 전선이 보이면 아쉽거든요.
디렘 프로2의 쉘 구조는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뉩니다.
겉면의 디렘프로 문구가 적힌 부분과 노즐부터 이어지는 부분으로 말이죠.
디렘 프로2는 이 두 부분을 강력한 접착제를 이용해 결합했습니다.
또한 고급 MMCX 단자를 이용했으며 필터가 내장되어 있습니다.
여기서 디렘 프로2의 소소하지만 강력한 특징이 보이는데요.
바로 수직 노즐 채용입니다.
이게 왜 강력한 특징이냐면 노즐과 드라이버와의 각도가 벌어질수록 고역에서 특정 음역 딥이 생기고 왜곡이 생기게 됩니다.
이 수직 노즐을 통해 SF 드라이버에서 나오는 소리를 왜곡이 적게 그대로 들려줄 수 있다는 것이죠.
만약 이해가 가지 않다면 에티모틱 사의 이어폰을 생각하시면 편합니다.
에티모틱 사의 경우 (DD 제품도 있지만) 대역폭이 적은 BA 드라이버 한 개를 이용해 풀 레인지와 좋은 성능을 구현할 수 있었던 이유 중에 고막 앞까지 삽입되는 구조와 이 디렘 프로2와 같이 드라이버와의 수직 노즐이 큰 역할을 합니다.
또한 수직 노즐 구조가 착용감에 있어, 삽입 범위에 있어 부담스럽거나 불편할 수 있는데
디렘 프로2는 인체공학적인 구조를 통해 착용감을 크게 향상시켰습니다.
실제로 위에서 언급했듯이 디렘 프로를 착용하고 침대에 누워 머리를 좌우로 위치해도 귀에 큰 자극이 없었습니다.
또한 디렘 프로2의 유닛이 작은 것과 오르자 이어팁도 한몫을 하고요.
사운드
이어폰이나 음향기기, 장비에 있어 제일 중요한 것은 뭐니 뭐니 해도 사운드 즉 소리입니다.
가장 처음에 언급했듯이 디렘 프로2는 프로용 "장비"라고 말씀드렸죠?
그럼 좀 더 세부적으로 들어가 설명하자면 프로용 모니터링 이어폰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는데요.
바로 스테이지(무대)용 모니터링 이어폰과 스튜디오 용으로 말이죠.
많은 분들이 프로용, 모니터링 이어폰이라고 하면 해상도가 좋아 세부적인 소리를 들려주고 전 대역에 걸쳐 플랫하거나 원음에 가까운 소리를 들려준다고 생각하시는데요. 상상과는 다릅니다.
우선 스테이지용 모니터링 이어폰은 연주자가 무대에서 사용하는 것으로 대부분 3kHz 부근이 크게 깎여있습니다. 여기서부터 플랫, 원음과는 거리가 먼 것을 아실 수 있으실 겁니다.
추가로 저의 블로그를 보신 분들의 경우 제가 리뷰한 젠하이저의 IE40, 100, 300, 400 PRO 또는 AK 사의 다이애나, CTM CE320 등이 이에 속합니다.
스테이지용 이어폰의 3kHz 딥은 연주자나 보컬 등 공연 무대에 있는 사람이 자신의 악기나 목소리 외의 다른 것을 들을 수 있게 설계되었습니다.
왜냐면 무대에서 중요한 것은 자신의 소리를 체크하는 것보다는 드럼 등의 박자를 담당하는 악기를 들으며 정 박자에 맞추어야 하기 때문이죠.
사람 즉 보컬의 경우 다들 아실 겁니다. 두 귀를 막고 노래나 말을 하게 되면 자신의 목소리가 증폭되어 들리는 것을 말이죠.
때문에 3kHz를 크게 깎아두어도 자신의 목소리를 알 수 있습니다.
또한 연주자는 악기의 음정을 이미 알고 있거나 이미 음이 규격화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3kHz가 크게 깎인 이어폰을 청음용, 레퍼런스로 두고 사용면 안되겠죠?
두 번째 종류인 스튜디오(청음용) 모니터링 이어폰이 아마 컨슈머 여러분들이 생각하시는 그 "레퍼런스"일겁니다.
이 스튜디오 이어폰은 무대에서 박자감을 느껴야 하는 상황이 아니고 음악을 믹싱하거나 다듬는 작업에서 사용합니다.
따라서 음의 해상도를 중요시하며 원음에 굉장히 가깝게 설계하죠.
굳이 스튜디오가 아니더라도 마이크를 이용한 녹음이나 영상 편집에 투입할 수 있는 장비가 이 스튜디오(청음용) 모니터링 이어폰입니다.
하지만 상업적으로 이 스튜디오용 모니터링 이어폰은 가격이 비쌉니다.
뭐 무심히 말하자면 3kHz 딥이 있으며 박자감을 느낄 수 있는 이어폰은 많지만 플랫에 가깝고 높은 해상력을 요하는 이어폰은 그만큼 튜닝이나 드라이버 등 신경 쓸 게 많기 때문이죠.
뭐 예를 들자면 저와 아주 야악간 친분이 있는 CTM 사의 다빈치 제품을 예로 들 수 있는데 무려 300만 원대의 제품입니다. 그 외에도 젠하이저 ie900은 200만 원에 가깝고요.
사실 제가 오버를 하긴 했습니다만 제대로 된 스튜디오용 모니터링 이어폰은 (특히 메이저 제조사) 찾아보시면 가격이 매우 비싼 것을 알 수 있으실 겁니다.
그런 점에서 디렘 프로2는 아주 착한 가격에 출시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SF 드라이버를 통한 높은 해상도, 후술할 뛰어난 밸런스와 원음 추구 말이죠.
그리고 이 이어폰을 프로용으로 권할 수 있는 충분한 이유는 바로 한국 대표 스튜디오의 음향 환경을 모두 측정한 뒤 반영했기 때문이죠.
글 중간에 첨부한 스튜디오 측정 사진을 보실 수 있을 겁니다.
그 측정값을 보여드리겠습니다.
왼쪽이 바로 한국 유명 스튜디오인 부밍 스튜디오의 측정치이고 오른쪽이 바로 디렘 프로2의 측정 그래프입니다.
여기서 주의하실 점은 스튜디오의 경우 우리 고막에 정확하게 착용되어 L, R이 갈리는 이어폰과는 달리 좌, 우 스피커의 소리가 동시에 측정되고 이에 따라 시간차와 경로 차이가 발생합니다. 따라서 전체적인 주파수 특성만을 보셔야 하는데요.
각 피크끼리 점을 찍어 선을 이어보면 편하실 겁니다.
한눈에 보셔도 스튜디오의 측정치와 디렘 프로2의 측정 그래프가 상당히 유사하다는 것을 아실 수 있습니다.
이것을 보시고 "측정 그래프는 큰 신뢰도가 없지 않나요?"라고 하시는 분들이 많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측정 그래프를 100% 신뢰하지 않고요.
따라서 디렘 프로2는 추가적으로 숙련된 엔지니어 분들의 튜닝을 더했습니다.
위에 보여드린 김형석 작곡가님, 김창완 라인 음향 대표, EGOSYS 대표님이신 임창수 대표님, 소니캐스트에서 연구를 맡고 계신 이신렬 서울대 음향 공학 박사님 등의 많은 분들을 통해 말이죠.
그를 통해 완성된 디렘 프로2의 사운드는 굉장히 훌륭합니다.
위에 나열한 프로 분들에 비해 저는 부족한 점이 많지만 저 나름 음향 기기를 들은 대로 디렘 프로2에 대해 서술해보도록 하겠습니다.
+ 참 이 디렘 프로2의 개발명과 해외 수출 이름이 K pop 에디션이라는 것을 아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이 사실이 맞지만 일부 오해가 생길 것 같아 미리 적어두자면
k pop 에디션이 k pop 듣기에 최적화되어있다! 이런 것이 아닙니다.
k pop 에디션이라는 것의 보다 자세한 설명은 k pop이 탄생하고 제작되는 한국의 유명 스튜디오의 측정치와 한국 엔지니어들의 튜닝을 담았다는 뜻입니다. 다른 나라나 스튜디오가 아닌 공간에서 k pop 장르를 만드는 분들에게 참고가 될 수 있게요.
즉 K pop에만 최적화되었다는 게 아니고 스튜디오 사운드를 이어폰에 넣은 것인데 그것이 k pop이 탄생하고 만들어지는 한국의 스튜디오라는 것입니다. 즉 모든 장르에 레퍼런스로 사용할 수 있는 이어폰이라는 겁니다.
저역
디렘 프로2의 저역에 대해 말씀드리기 전 현재 대부분의 스튜디오에서 레퍼런스로 사용되고 있는 HD600을 언급하고 싶네요.
HD600은 컨슈머 분들이 알 정도로 유명한 프로용 오디오 장비죠.
전체적으로 중음 대역에 있어 플랫해 이 헤드폰을 레퍼런스로 삼고 있습니다. 뭐 더 자세하게 따지자면 극저음과 초고음이 그리 잘 나오지 않는 점이 스튜디오 스피커에 가깝기도 하고요.
하지만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HD600은 요즘같이 팝 장르가 대세인 지금 팝에서 중요한 대역인 저역을 모니터링하기에는 저역의 양이 너무 적습니다. 따라서 저역의 질감이나 정도를 모니터링하기에는 부족한 감이 있죠.
여기서 나타나는 것이 디렘 프로2이고 디렘 프로2가 이어폰이라는 점입니다.
HD600은 오픈형 헤드폰으로 많은 저역이 빠져나가고 주변 소리에 있어 자유롭지 못했다면 디렘 프로2는 고막에 삽입하는 커널 방식으로 차음성과 저역을 확보했기 때문이죠.
저역에 관한 부분에서 HD600을 언급하기엔 다소 무리가 있고 다른 대역을 말하기엔 약간은 부담스러운 것은 있지만 이 디렘 프로2의 중역은 HD600과 비슷합니다. 따라서 HD600과 비슷한 레퍼런스적인 중역과 HD600과 달리 요즘 시대에 맞는 저역 양감을 갖고 있어 HD600을 대신할 충분한 레퍼런스 장비가 될 수 있다는 말을 드리고 싶었습니다.
다시 디렘 프로2의 사운드에 대해 말해보죠.
디렘 프로의 저역은 굉장히 자연스럽고 양감이 있는 편입니다. 다이나믹 하다고 할 수도 있겠네요.
보통 사람들이 "플랫하고 레퍼런스 하다"라고 한다면 HD600과 같이 저역이 빠진 것을 생각하시는데요.
실제로는 위 측정치와 같이 저역의 양감이 꽤 있습니다.
왜냐하면 스튜디오의 방음이나 룸 튜닝에서 저역이 강조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스튜디오의 저역과 유사하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물론 양감만 비슷하고 해상력은 안 좋다는 게 아닙니다.
성향과 해상도 모두 잡았습니다. 매우 만족스럽고 댐핑감이 훌륭합니다.
중역
매우 자연스러우며 마스킹 없는 깔끔한 중음.
제가 계속 자연스럽다는 말을 하게 되는데 뭐라 말씀을 못 드리겠습니다. 그냥 스튜디오의 특성을 반영했고 드라이버, SF 드라이버의 해상력과 성능을 토대로 스튜디오에서 근무하는 숙련된 엔지니어 분들이 튜닝한 결과물이라 그냥 자연스럽다는 말 밖에 적을 수가 없군요.
그래도 조금은 살을 더 붙이자면
3kHz 부근이 원음과 흡사하기 때문에 남녀 할 것 없이 매우 자연스러우며 상이 정확하고 자연스럽게 맺힙니다.
악기의 경우에도 우리 귓속, 귓바퀴 상의 3kHz 증폭이 반영되지 않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위와 같고요.
여기서 거리감에 대해 질문을 하실 수도 있는데요.
디렘 프로2의 거리감은 정말 사람이 앞에서 노래하는 것과 같습니다. 거리감이라고 하고 싶지도 않습니다. 극히 자연스러우며 인위적으로 거리감이 가깝느니 멀다니 하고 싶은 마음도 없게 만듭니다. 꼭 청음을 해보시길 바랍니다.
고역
디렘 프로2의 고역은 자극적이지 않습니다. 아무래도 원음도 원음이지만 작업 시에 고역이 카랑카랑하게 살아있으면 피로도 때문에 길게 일을 하지 못하기 때문이죠.
치찰음이 아주 잘 절제되어 있으며 장시간 들어도 피곤하지 않는 와중에 중역은 플랫하며 저역은 매우 자연스럽습니다.
다만 초고음이 상당량 내려가 있는데 이는 HD600에서 말씀드린 것과 같이 스튜디오 스피커에서는 초고역이 잘 나오지 않아서 그 점을 반영한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여기서 초고음으로 인한 개방감을 주게 된다면 저역의 밸런스로 전체적으로 잡아둔 적막함과 꽉 잡힌 스테이징에서의 집중력을 흩트릴 것 같습니다.
또한 디렘 프로2에서 약간은 튜닝이 들어갔다고 볼 수 있는 점은 아무래도 7kHz에서의 딥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 구간에서의 딥은 치찰음과 같이 피로감을 주는 대역의 절제 역할도 있지만 스피커로 청음 시처럼 정면 음상 정위감을 형성하기 위함도 있는 것 같습니다.
정면 음상 정위는 앞에서 소리가 들려오는 것과 같은 정위감입니다.
우리가 현재 들어오는 헤드폰이나 이어폰은 스피커와 달리 머릿속에서 상이 맺히는데 이를 디렘 프로에서는 7kHz의 딥을 통해 정면에서 소리가 들려오는 느낌이 들게 만든 것입니다.
전체적인 느낌
디렘 프로2의 전체적인 느낌을 말씀드리겠습니다. 디렘 프로2를 청음 시에 극저역이 살아있는 저역과 댐핑감으로 상당히 자연스러우면서도 약간은 담백한 느낌을 받으며 중음은 매우 자연스럽습니다. 위에서 설명드린 바와 같이 거리감이 가까우니 머니 얘기하고 싶지 않을 정도로 그냥 앞에서 가수가, 연주자가 연주를 하는 것과도 같습니다. 다만 고음의 경우 오래 들을 시 피로감이 들지 않도록 딥을 주어 치찰음을 절제했으며 스튜디오 스피커와 같이 초고역을 상당량 낮추어 금속 악기의 에어감은 다소 아쉽지만 적막함과 무게중심을 잡아줘 한층 음에 대해 집중할 수 있게 만들어둔 상태에서 초고음의 증가는 어찌 보면 다소 산만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마무리
나의 인생 이어폰이라고도 부를 수 있는 이어폰이 찾아왔습니다.
컨슈머의 입장, 약간은 음향을 건드려 보는 입장으로서 프로들의 환경과 프로들이 튜닝한 이 디렘 프로2에 대해서는 아무런 흠집을 잡을 수 없을 정도로 밸런스적으로 안정적이고 편안하면서도 중역에서의 플랫함을 잡아내고 해상력과 분리도가 아주 뛰어나 악기나 전자음의 구별 또한 아주 쉽습니다.
솔직히 프로 시장의 경우 어떻게 보면 컨슈머 시장보다도 거품이 좀 많이 낀 걸 알 수 있는데 (컨슈머의 경우 가성비를 노리며 출시하는 제품이 많지만 프로의 경우 브랜드를 중시하는 면이 있고 보수적인 편임) 이 20만 원 대의 디렘 프로2가 정말 착한 가격에 나온 것이 놀라울 따름입니다.
덕분에 집에서도 영상 편집이나 야외 녹음 또는 집에서 간단하게 음악을 만드는 사람들에게 아주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이며 저 또한 영상 작업이나 추후 있을 음향에 관한 것들은 이 디렘 프로2를 통해 작업할 것 같습니다.
내장 DAC가 들어간 USB C 케이블은 스펙이 절대적으로, 수치상으로, 청감 상으로 노이즈가 적고 충분한 출력을 내어주며 이에 불만이 있다거나 USB를 사용할 수 없는 환경이라면 3.5mm 케이블로 바꾸어 사용할 수 있도록 한 점도 마음에 듭니다만
제일 궁금한 것은 이 20만 원 대라는 어찌 보면 잘못된 가격 책정을 한 뮤즈랩이 추후에 나올 프로용 이어폰 장비를 어떻게 만들어 판매할지가 궁금하네요. 이보다 좋은 이어폰 만들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참고로 해외 수출 디렘 프로2(kpop)은 40만 원 대 가량이더라고요. 40만 원에 판매하는 게 오히려 납득이 될 정도인데 한국인인 게 좋을 때가 지금이 아닌가 싶습니다 ㅋㅋㅋ
닥터헤드폰 체험단 이벤트를 통하여 뮤즈랩로부터 제품을 제공받아 작성하였으며 사용자의 의사로 자유롭게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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