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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향 관련/헤드폰

젠하이저의 새로운 기준. HD400PRO 리뷰


머리말


리뷰를 시작하기 앞서 이번 젠하이저의 신제품 HD400PRO가 기존 HD500번대 시리즈와 외형이 비슷해 소리 나 수준이 비슷하다고 여기시는 분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먼저 설명드리자면 지금 리뷰하는 HD400PRO는 젠하이저의 PRO 라인업으로 일반적인 소비자들의 홈 오디오용으로 제작된 HD500 시리즈와는 결이 다릅니다.

HD400PRO의 비교 대상은 HD600, 660s라고 봅니다.

 


젠하이저


젠하이저는 1945년에 전기 공학자 출신의 프리츠 젠하이저(Fritz Sennheiser) 박사가 설립한 이후

믹싱, 녹음, 청음, 모니터링, 스테이지 등 음악과 관련된 모든 곳에서 함께하고 있습니다.

청취 기기의 한 획을 그은, 오픈형이라는 하나의 헤드폰 장르를 만들어내고

몇십 년은 족히 군림한 HD600이라는 엄청난 베스트셀러를 만들어내기도 하였죠.

현대 음향 기기의 시초부터 함께 해온 젠하이저.

초창기 음향이라는 것에는 컨슈머, 프로라는 것이 크게 나뉘지 않았었는데

최근 들어 그 둘의 경계가 명확히 갈리기 시작하면서 젠하이저는 PRO라는 네이밍을 붙여 PRO 라인업으로 관리하기 시작했죠.

오늘 리뷰할 HD400PRO도 그러한 프로가 붙여진 프로 라인업 제품인데요.

컨슈머 라인이 소노바에 매각된 현 상황에서 출시한 HD400PRO는 젠하이저의 새로운 PRO에 대한 해석을 담은 제품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패키지


패키지 앞면과 뒷면입니다.

앞면에서는 다른 젠하이저 제품과 같이 제품 사진이 있으며 특별한 점이라면 스튜디오 레퍼런스 헤드폰이라는 문구와 하단에 전문 믹싱, 편집 및 마스터링을 위한 개방형 설계라는 설명이 적혀있다는 점입니다.

확실하게 PRO 라인업답게 레퍼런스라는 단어를 사용한 것이 눈에 띄네요.

뒷면에도 상세 설명과 함께 작업 중인 모니터 화면을 보이게 함으로써 프로용이라는 기기의 목적을 한 번 더 강조하는 것 같습니다.

기기의 옆면 하단에는 기기의 스펙이 보입니다.

프로 시리즈도 그렇고 젠하이저의 제품의 경우 상위 기기로 갈수록 응답 주파수의 범위나 THD가 좋아진다는 점이 있죠.

HD400PRO의 경우 인간의 평균적인 가청 주파수인 20~20kHz보다 넓은 12~38kHz의 넓은 응답 주파수 범위를 갖고 있습니다.

특이한 것이라고 한다면 HD400PRO의 임피던스가 120옴이라는 점입니다.

포장을 개봉하면 젠하이저답게 구성이 아주 심플합니다 ㅋㅋㅋ

헤드폰 본체와 돼지꼬리 케이블, 직선 케이블, 사용 설명서가 다입니다.

 


제품 외관


뭐.. 할 말이 있을까요? ㅎㅎ

이미 보고 계신 분들은 떠오르실 그 제품 바로 같은 젠하이저의 HD500번대 시리즈와 외형이 아주 비슷합니다.

"에이 그럼 뭐 설명은 안 들어도 되겠네"

그런데 놀랍게도 은근히 다른 점이 많습니다 ㅎㅎ

전체적으로 HD599의 느낌이긴 하지만

기존 HD599가 정수리를 받치는 부분이 인조가죽 재질이었다면 HD400PRO는 이어패드와 같은 벨벳 재질의 부드러운 천으로 되어 있으며

그에 따라 HD599(599를 기준으로 하겠습니다.)와는 달리 상단이 플라스틱 재질이며 젠하이저 문구가 새겨져 있습니다.

또한 프로용 헤드폰답게 장력이 기존 599보다 센 편입니다만 머리가 아플 정도는 아니고 착용감은 정수리 부분과 이어패드의 벨벳 재질이 아주 포근하게 감싸주는 편안한 느낌입니다.

마지막으로는 크기를 조절하는 부위가 599보다 세분화되어 있습니다.

그 외 다른 점은 없어 599와 동일하게 입력 단자가 2.5이며 한 번 돌려 고정하고 제거하는 방식입니다.

따라서 만약 케이블을 바꾸신다면 위 사진과 같이 돌아가는 저 부분이 존재해야 합니다.

돌아가는 과정에서 케이블이 삽입되는 거라 그냥 케이블로는 헤드폰에 들어가질 않습니다.

이 돼지 케이블에 대해 궁금하거나 불만을 가지고 계실 분들이 많으실 겁니다.

이 돼지 케이블은 프로용 장비들에서 보이는 특징이기도 한데요.

기본 케이블은 선 꼬임이 발생하기 쉬워 선을 관리하는 귀찮음이 따릅니다만 이런 식의 돼지꼬리같이 말려있는 케이블의 경우 더욱 길게 케이블을 늘릴 수도 있고 선 관리가 비교적 편해 프로용에서는 이러한 케이블 형식을 많이 사용한다고 합니다.

만약 판매 페이지나 출시 사진으로만 보신 분들은 이건 모르셨을 겁니다. ㅎㅎ

HD400PRO 구성품으로 돼지꼬리 형식이 아닌 일반 직선 케이블도 동봉이 되어 있어 불만이 있으시다면 바꿔 사용하시면 됩니다.

각 단자에는 동봉된 6.3 변환 단자를 착용할 수 있게 나선형의 자국이 있습니다.

 


사운드


일단 사운드에 대해 설명하기 전에 프로용 모니터링 제품군에 대해 설명하겠습니다.

프로용 제품의 경우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믹싱이나 마스터링을 할 때 사용하는 엔지니어 모니터링 헤드폰, 무대나 스튜디오에서 보컬 및 악기를 녹음할 때 사용하는 연주자용 모니터링 헤드폰으로 말이죠.

여기서 엔지니어용 모니터링 헤드폰의 경우 스테이징이나 자연스러움 혹은 드라이버의 성능을 발휘하기 위해 오픈형으로 되어 있는 경우가 많고

연주자용 모니터링 제품 같은 경우엔 다른 악기나 사람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고 자신의 악기나 목소리 혹은 드럼이나 중요 악기를 듣기 위해 밀폐형으로 설계됩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다르지만 평균적으로 그렇습니다. 근데 사실 스튜디오 이외의 무대의 경우 이어폰이 주로 사용되죠.)

HD400PRO 같은 경우엔 둘 중 엔지니어용 모니터링 헤드폰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위에 두 가지로 크게 나누어 설명드리긴 했지만 뭐... 개인의 마음에 따라 용도가 달리질 순 있습니다만

대체로 오픈형의 레퍼런스 사운드를 갖고 있는 제품은 믹싱이나 마스터링에 사용됩니다.

HD400PRO 같은 오픈형의 경우 스튜디오에서 사용되는 훌륭한 성능의 마이크에 헤드폰 소리가 섞여 녹음될 수 있기 때문이죠.

 

아무튼 젠하이저의 신제품 HD400PRO는 소노바에 젠하이저 컨슈머 라인이 인수된 뒤 내놓은 PRO 라인업이라는 점에서

젠하이저가 새롭게 정하는 PRO의 레퍼런스 사운드라고 할 수 있겠는데요.

HD400PRO의 사운드 리뷰는 아무래도 HD600과의 비교 리뷰로 진행될 것 같습니다.

솔직히 HD400PRO를 찾아보시는 여러분들이라면 HD600을 들어보시지 않았을까 싶네요.

우선 HD600의 특징을 말해두는 게 나을 것 같네요.

HD600은 플랫한 중역과 과하지 않으며 심심하고 편안한 밸런스를 가지고 있어 오랫동안 칭찬받으며 레퍼런스로 사용되어 왔죠.

다만 단점으로는 고역이 잘 재생되지는 않는다는 점, 100Hz를 기준으로 극저역이 롤오프(둥글게 사라지는) 되는 점이 있었죠.

따라서 HD600의 장점은 플랫한 중역과 훌륭한 드라이버로 인한 자체 해상력이었지만

극저역의 롤오프 때문에 저역 모니터링을 섬세하게 하지 못한다는 점, 고역의 슴슴함(?)으로 인해 젠하이저 베일이라는 얇은 막이 있는 것 같다는 선명도의 있어서 안 좋은 평이 존재했죠.

그 단점을 HD400PRO는 해결했더라고요.

오픈형이라는 점 때문에 100Hz이전 대역에서의 롤오프는 피할 수 없지만 HD600대비 극저역 감소 폭이 줄어들어 보다 단단한 저역 반응과 6kHz, 16kHz 부근의 고역 재생을 확실히 하여 젠하이저 베일이라는 먹먹함을 해결하였습니다.

제가 이 리뷰를 작성하며 HD400PRO에 대한 측정치를 찾아봤는데요.

https://youtu.be/5cZGyzDaYKc

Scan Pro Audio라는 채널에서 HD600과 HD400PRO 둘의 측정치를 비교한 영상을 찾아냈습니다. (https://youtu.be/5cZGyzDaYKc)

제가 이 리뷰글 이전에도 HD400PRO에 대한 간단 후기를 남긴 바 있는데 크게 다르지 않더군요.

위에서 보라색은 HD600의 측정치 그리고 하늘색의 측정치가 HD400PRO입니다.

물론 측정치가 정확한지는 파악하기 힘들죠.

고가의 장비를 사용했는지도 모르겠고요.

하지만 HD600과 HD400PRO를 같이 측정했다는 점에서 비교가 가능한 측정치라는 것은 맞습니다.

HD600이 지금껏 레퍼런스라 불린 이유는 중역의 플랫과 전체적인 밸런스 덕분이죠.

그간 극저역의 롤오프도 사실상 스튜디오의 스피커도, 휴대폰의 스피커도 HD600과 같이 극저역과 고역을 잘 재생하지 못해 HD600을 통한 모니터링이 용이했는데

점점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에어팟 같은 오픈형 이어폰이나 커널형 이어폰도 극저역을 잘 재생해주기 시작했고 스피커 또한 극저역과 고역을 잘 재생해주기 시작했죠. (스피커는 이미 고역을 잘 재생해주긴 했죠.)

또한 이전의 클래식, 재즈 등과는 다르게 팝, EDM과 같이 극저역과 고역, 초고역을 활용하는 음악이 유행함에 따라 새로운 레퍼런스가 필요해지게 되었고요.

이 시점에서 젠하이저는 HD400PRO를 출시함에 따라 새로운 레퍼런스를 정립한 것 같습니다.

보다 강화된 저역, 선명도, 초고음 재생력으로 말이죠.

젠하이저에 따르면 HD400PRO의 드라이버는 HD600의 개량 버전이라고 합니다.

기존의 레퍼런스 제품인 HD600 드라이버를 개량하여 HD400PRO에 적용했다는 점에서 느낌이 오실 겁니다. (HD400PRO에 대한 젠하이저의 투자 말이죠.)

HD600보다 극저역 잘 나오고 베일을 걷어내려는 젠하이저의 시도.

하지만 그렇다고 단점이 없는 건 아닌데요.

솔직히 HD400PRO는 소비자가 33만 원의 제품이고 HD600은 49만 원의 제품입니다.

여기서 제가 400PRO를 600보다 월등하다고 말하면 그건 사기일뿐더러 젠하이저를 무시하는 게 되겠죠.

제가 약 1주간 들으며 느낀 600 대비 단점은 2가지로 정리가 가능할 것 같습니다.

1. 약간은 산만하다고 느낄 수 있다.

2. 스테이징이 비교적 좁다.

1번부터 설명드리도록 하죠.

이점은 비교 대상이 HD600이라 이러한 이야기가 나온 거라고 볼 수 있는데요.

HD600이 위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중역을 기준으로 고역, 저역이 부각되지 않아 심심하고 편안한 사운드라고 말씀을 드렸잖아요?

반면 HD400PRO는 HD600대비 저역의 반응이 좋고 고역이 부스트 되어 있어 HD600을 계속 듣다가 HD400PRO를 듣게 되면 펀 사운드인가(?) 생각을 하게 되실 겁니다.

사실 성향 차이지 성능 면에서의 단점은 아니라고 봐도 됩니다.

다만 HD600 대비 드럼과 베이스가 잘 들리고 특히나 고역, 초고역에서 HD600대비 조금은 많이 부스트 된 사운드를 들려주기 때문에 금속 악기의 찰랑거림이 강하게 느껴지고 산만하다고 느낄 수도 있을 것 같아 추가해두었습니다.

*작업용으로 보신다면 보컬이나 악기의 모니터링은 HD600. 킥, 베이스 그리고 스내어, 하이햇, 심벌을 모니터링하신다면 HD400PRO를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2번을 설명드리도록 하죠.

사실상 2번은 성능적인 면에서 400PRO가 약간은 뒤처진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600의 개량 드라이버를 사용한 이상 드라이버의 성능 문제는 아닌 것 같고 아무래도 500번대 시리즈의 인클로저를 그대로 이용했기 때문에 스테이징이 좁아진 것 같습니다.

별거 아닌 것처럼 보여도 사실 600의 인클로저(케이스) 성능이 아주 훌륭하거든요.

오픈형 특유의 공기를 순환시켜주는 매쉬의 설계나 부피 등

이러한 점에서 500번대 인클로저를 활용한 HD400PRO가 600대비 스테이징이 비교적 좁게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참 여기서 스테이징은 공간의 전체적인 넓이를 설명한 것입니다.

보컬의 가까움이나 전체적인 위상의 가까움과는 다릅니다.

위상에 대해 이야기한 김에 추가로 설명드리자면 전체적인 위상은 HD400PRO가 더 가깝습니다.

아무래도 6kHz를 부스트 하는 등 젠하이저 베일을 걷어내기 위한 시도 덕분으로 보입니다.

이 두 가지 단점이 HD400PRO가 가진 HD600대비 단점이라고 볼 수 있겠네요.

 


마무리


HD400PRO에 대한 저의 평가는 이렇습니다.

HD600이 너무 유명한 레퍼런스라 그냥 그 가격대에서 딱 적당한 제품으로 평가를 받고 있는 것 같은데요.

제가 이번에 HD600을 집에서 오랫동안 제대로 들어본 결과 HD600이 가성비가 좋은?(가격 대비 5만 원 정도 성능이 더 좋은) 제품이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그런 HD600의 개량 드라이버를 사용하며 기존 HD600의 저역 반응, 선명도, 초고역 재생력을 강화한 HD400PRO가 불과 33만 원?

아주 훌륭한 가성비 제품이라고 봅니다.

실제로 음악 감상용으로도 아주 뛰어나고요.

플랫(HD600)에서 극저역, 중저역이 부드럽게 올라오고 고역이 올라온?

말 그대로 약 V자의 올 라운드 성향이 아닙니까

어느 노래를 감상하던지 아주 좋은 밸런스와 해상력을 발휘해 줬으며

밴드, 락 장르의 노래는 지금껏 생각해오던 것, 듣던 것 중에 가장 이상적인 소리를 들려줬었습니다.

모니터링 헤드폰인 HD600을 컨슈머들도 음악 감상용으로 사용하며 레퍼런스다, 좋다 해왔던 것처럼

HD400PRO도 HD600 못지않은 인기를 누릴 제품이라고 봅니다.

HD600이 출시된 지 20년이 지난 지금

젠하이저가 해석한 새로운 레퍼런스는 전혀 이질적이지 않고 훌륭합니다.

 

"해당 글은 젠하이저 프로 라인업 및 노이만의 공식 수입사인 지노프로의 제품 대여를 통해 작성되었습니다."